겸손과 사랑으로 교회를 이끈 위대한 여정 –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지막 순간과 남긴 유산

2025년 4월 21일, 부활절 다음 날의 아침. 평소보다 고요했던 바티칸의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전 세계를 울리는 소식이 전해졌다. 제266대 교황 프란치스코가 향년 88세로 선종한 것이다. 그의 마지막은 소리 없이, 그러나 전 인류의 마음에 강렬한 울림을 남기며 다가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지막 순간은 이날 오전 7시 35분(현지시간), 그가 늘 거처하던 곳에서 조용히 찾아왔다. 최근 몇 년간 악화된 건강으로 여러 차례 입원과 치료를 반복하던 그는, 끝내 하늘의 부름을 받아들였다. 특히 2025년 초 양측 폐렴 진단 이후 건강은 눈에 띄게 악화되었고, 4월 20일 부활절 전날 마지막 공개석상에서 힘겹게 손을 들어 축복을 보내는 그의 모습은 전 세계 신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함께 이별의 예감을 남겼다.

 

2013년, 베네딕토 16세의 자진 사임 이후 교황좌에 오른 프란치스코는 단순한 교황을 넘어 전 세계 양심의 목소리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역사상 최초의 라틴 아메리카 출신 교황이자 예수회 출신의 첫 교황이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그는 겸손과 소박함,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를 강조하며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었다.

 

재임 기간 동안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교회의 근본적인 개혁’을 외쳤다. 단순한 형식이나 권위에서 벗어나, 본질적인 ‘사랑’과 ‘연민’으로 돌아가기를 촉구했다. 그는 동성 커플의 시민 결합 지지, 이민자 보호와 인권, 환경 보호, 사회 정의 등 다양한 주제에서 확고한 목소리를 냈고, 때로는 전통주의자들의 반발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의 용기 있는 행보는 종교의 경계를 넘어, 전 세계에 깊은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2022년 캐나다 방문 당시,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벌어진 학대 사건을 ‘집단학살’로 규정하고 공개 사과한 모습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얼마나 진정성을 가진 지도자였는지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교회의 참모습을 세상에 드러냈다.

 

그의 선종 소식에 세계 각국 지도자들도 애도의 뜻을 표했다. 영국 찰스 3세 국왕은 “그의 자비는 시대를 초월한 감동이었다”고 밝혔고,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그는 가장 약한 자들의 목소리였다”고 회고했다. 스페인 정부는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며 그를 기리는 마음을 공식화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에 장례와 관련해 ‘절제’와 ‘검소함’을 당부해왔다. 이에 따라 그의 시신은 공개되지 않았고, 호화로운 관 대신 단순한 목재 관에 안치되어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 영면하게 되었다. 이는 1903년 이후 바티칸 외 지역에 묻힌 첫 교황이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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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교황좌는 공석이 되었고, 세계의 추기경들은 15일에서 20일 이내에 차기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콘클라베를 소집하게 된다. 다음 교황이 어떤 인물일지, 어떤 방향으로 교회를 이끌어갈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프란치스코가 남긴 유산은 분명히 새로운 시대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그는 단지 교황이 아니었다. 우리의 마음에 남은 한 사람, 가난한 이들을 위한 목소리였고, 가슴 속 불안을 감싸주던 손길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수많은 메시지는, 우리 모두가 세상 속에서 더 따뜻하고 인간다운 존재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간절한 기도였다.

그의 영혼이 평안하기를. 그리고 우리가 그의 삶처럼, 사랑을 선택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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