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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d는 묵음.장고-분노의추적자

by deribari 2024.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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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분노의 추적자는 친구들과 함께 본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중 하나였다. 우리는 주말 저녁, 오래된 극장에 모여 이 영화를 보기로 했다.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라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컸지만, 당시 우리는 그가 서부극에 도전했다는 사실에 더욱 흥미로웠다. 서부극에 대한 큰 관심은 없었지만, 타란티노 특유의 스타일을 어떻게 담았을지 궁금했다.

영화가 시작되고, 전형적인 서부 배경이 펼쳐지며 그 중심에 장고(제이미 폭스)가 등장했다. 노예로 사슬에 묶여 있던 그가 독일 출신의 현상금 사냥꾼 슐츠(크리스토프 왈츠)를 만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다. 슐츠가 장고를 해방시키고, 함께 사냥을 다니며 장고가 아내를 찾기 위해 복수의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가 흐르는데, 타란티노답게 이 모든 과정은 단순하지 않았다.

친구들과 우리는 영화 내내 서로 눈을 마주치며 감탄했다. 특히 크리스토프 왈츠가 연기한 슐츠는 타란티노 영화의 매력 그 자체였다. 차분하면서도 냉정한 말투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모습은 그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에서의 캐릭터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리고 장고와의 케미는 묘하게 즐거웠다. 특히 그들이 함께 현상금 사냥을 하는 장면에서는 약간의 유머가 섞여 있어 긴장감을 풀어주었다.

우리가 가장 인상 깊게 본 부분은 후반부의 대저택에서 벌어지는 복수극이었다. 악랄한 농장주 캔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의 대립은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캔디는 불쾌하면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인물이었고, 그가 테이블을 내리치며 손을 다치고도 연기를 이어가는 장면에서는 극장 안에서 우리는 저절로 숨을 죽였다. 이 장면은 그날의 화제가 되어, 영화가 끝난 뒤에도 친구들과 오랫동안 그 이야기를 나눴다.

타란티노는 이 영화에서 서부극의 전형적인 틀을 깨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복수와 정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장고의 복수는 그 자체로 통쾌했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준 타란티노 특유의 스타일은 잔혹하면서도 아름다웠다. 피가 튀고 총성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우리는 모두 영화에 몰입했고, 때로는 웃고 때로는 긴장하며 그 순간을 즐겼다.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서는 길에 우리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무언가 큰 사건을 목격한 듯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곧 이어 서로가 기억에 남는 장면을 꺼내며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날의 영화는 단순한 오락 이상의 경험으로 남았고, 친구들과 함께 본 최고의 타란티노 영화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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