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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바스터즈 거친녀석들

by deribari 2024.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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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을 단순히 전쟁 영화로 분류하기에는 너무나도 독특하다. 이 영화는 전형적인 전쟁 서사에서 벗어나, 쿠엔틴 타란티노만의 과장된 스타일과 대담한 상상력으로 역사를 재해석한다. 그 속에는 폭력과 유머가 혼합되고, 대사 하나하나가 마치 서스펜스를 자아내듯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영화의 첫 장면부터 숨을 죽이게 만든다. 나치 장교 한스 란다(크리스토프 왈츠)가 한 농가에서 유대인을 추적하는 대화 장면은 그 자체로 작은 하나의 완벽한 스릴러다. 타란티노 특유의 대사는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공포를 불러일으키며, 장면이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관객은 긴장을 풀게 된다. 크리스토프 왈츠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했으며, 그가 연기한 란다는 냉혹하면서도 매혹적인 캐릭터로 영화 내내 주목을 끌었다.

반면,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알도 레인은 전혀 다른 색깔을 가진 인물이다. 그의 대사와 행동은 그야말로 통쾌하면서도 우스꽝스럽다. "나치 죽이기"라는 단순하고 직설적인 목표 아래, 그는 전쟁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서 희극적인 요소를 놓치지 않는다. 그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는 관객을 웃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잔인한 현실을 상기시킨다.

이 영화가 독특한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장면 간의 명확한 대비다. 타란티노는 폭력과 유머, 그리고 역사적 사건을 묘하게 섞어내면서도, 그 경계를 무너뜨린다. 특히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진짜 역사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면서도 이상하게도 납득이 된다. 히틀러의 죽음을 포함한 마지막 장면은 역사적 사실을 과감하게 뒤틀어낸 것이지만, 타란티노식 대담함 덕분에 그 순간은 짜릿하게 다가온다.

또한, 영화는 여러 언어가 섞인 대화로 관객을 몰입하게 만든다.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그리고 이탈리아어가 등장하는 이 영화에서, 타란티노는 언어 자체를 서스펜스를 위한 도구로 활용한다. 특히 바에서 벌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장면에서는 이 다중 언어의 혼합이 사건의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결국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은 전쟁 영화를 기대하고 본다면 어쩌면 실망할 수도 있는 영화다. 하지만 타란티노의 상상력과 대담함을 기대한다면, 이 영화는 그의 작품 중에서도 독보적인 위치에 서 있다. 역사적 사실과 허구가 뒤섞인 이 작품은 관객에게 단순한 즐거움 이상의 것을 제공하며,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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